글이 늘수록 답은 흐려집니다
사이트를 몇 해 운영하다 보면 비슷한 주제의 글이 여러 편 쌓이는 일이 흔합니다. 계절마다 새로 쓴 안내, 담당자가 바뀌면서 다시 정리한 소개, 검색에서 보이게 하려고 제목만 조금 바꾼 글이 한꺼번에 남아 있는 상태입니다. 방문자는 어느 글이 맞는 안내인지 알기 어렵고, 운영하는 쪽도 정보가 바뀔 때 몇 군데를 고쳐야 하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런 사이트는 새 글을 더하기 전에 지금 있는 글의 관계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합칠 것은 합치고 나눌 것은 나누는 기준이 있으면 정리 작업이 감으로 흐르지 않습니다.
먼저 글마다 중심 질문을 적습니다
정리의 첫 단계는 글을 하나씩 열어 이 글이 어떤 질문에 답하는지를 한 문장으로 적는 것입니다. 제목이 아니라 본문이 실제로 답하는 내용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제목은 다른데 중심 질문이 같다면 후보로 표시합니다.
중심 질문을 적다 보면 한 글이 서로 다른 질문을 동시에 다루고 있는 경우도 발견됩니다. 이 경우에는 어느 쪽이 주된 질문인지 정하고, 곁가지 내용은 다른 글로 옮길지 따로 검토합니다.
판단표는 간단한 표로 충분합니다. 글 주소, 중심 질문, 읽는 사람의 상황, 마지막 수정일, 처리 방향의 다섯 칸이면 됩니다. 처리 방향에는 유지, 합침, 분리, 상태 표시 중 하나를 적고 이유를 한 줄로 덧붙입니다. 이 기록이 남아 있으면 이후 담당자가 같은 글을 놓고 다시 고민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합칠 글의 조건
중심 질문이 같고 읽는 사람의 상황도 같다면 한 페이지로 합치는 쪽을 기본으로 삼습니다. 이때 가장 정보가 충실하고 주소가 안정적인 글을 기준 글로 정하고, 나머지에 있던 유용한 내용을 옮겨 담습니다. 옛 글은 삭제하기보다 기준 글로 연결되도록 이동 처리를 해서 이전 주소로 들어온 방문자도 길을 잃지 않게 합니다.
합친 뒤에는 중복된 설명을 정리하되 적용 시점이나 조건이 서로 달랐던 내용은 구분해서 남깁니다. 단순히 길어지기만 하면 읽기 어려워지므로 소제목으로 나누어 필요한 부분을 쉽게 찾도록 합니다.
나눌 글의 조건
반대로 한 글이 서로 다른 상황의 방문자를 한꺼번에 맞이하고 있다면 나누는 것이 낫습니다. 처음 알아보는 사람과 이미 이용 중인 사람, 일반적인 절차를 묻는 사람과 예외 상황을 묻는 사람은 필요한 답이 다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행동을 돕는 내용이라면 별도 글로 분리해도 중복이 아닙니다.
나눌 때는 각 글이 독립적으로 읽혀도 이해되도록 첫 부분에 대상과 범위를 밝히고, 서로 이어서 읽으면 좋은 글은 문맥 속에서 연결합니다. 이름만 비슷한 서비스를 따로 페이지로 만들어 고객이 비교하기 어렵게 하는 것은 피해야 합니다.
판단이 어려운 경우의 점검
합칠지 나눌지 판단이 서지 않을 때는 이 글을 지웠을 때 방문자가 잃는 정보가 있는지를 물어봅니다. 잃는 정보가 없다면 합치는 쪽이고, 있다면 따로 둘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의 기준은 갱신 부담입니다. 같은 사실이 세 곳에 적혀 있다면 바뀔 때 세 곳을 모두 고쳐야 하므로 한 곳에서 관리하도록 구조를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모든 글을 한꺼번에 정리하려 하지 말고 방문이 많은 주제부터 순서대로 처리합니다. 한 번에 바꾸는 양을 줄이면 어느 변경이 어떤 결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기도 쉽습니다.
정리 중에는 글의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문제가 풀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질문이 먼저 나오고 조건이 뒤에 나오도록 재배열하면 합쳐진 긴 글도 훨씬 읽기 쉬워집니다. 합친 글의 앞부분에 목차를 두어 방문자가 필요한 부분으로 바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정리한 뒤에 확인할 것
작업을 마친 뒤에는 이동 처리된 주소가 올바른 글로 연결되는지, 사이트 안의 다른 글이 옛 주소를 계속 가리키고 있지 않은지 점검합니다. 사이트 지도와 목록 페이지에 합쳐진 글이 중복으로 남아 있지 않은지도 살펴봅니다.
검색 도구가 변경을 반영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므로 며칠 만에 결과를 판단하지 않습니다. 몇 주에 걸쳐 문의 내용과 방문 경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기록하며 지켜봅니다. 사이트마다 글의 양과 구조가 다르므로 이 표는 출발점으로 삼고, 운영 상황에 맞게 기준을 조정하면 됩니다. 글 수를 줄이는 것 자체가 목표가 아니라 방문자가 필요한 답을 한 번에 찾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